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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6 가정집 시리즈

위치

Anyang, South Korea

집이라는 것은 곧 가정이고, 나의 몸 같은 곳이다. 항상 나의 몸이 바뀐다고 생각하면 정말 무서운 일이다.
집을 파괴한다는 것은 그곳에 소속되어 있던 모든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을 허무는 일과 같다.

또 다른 내가 재개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우리가 계속해서 차지해 가는 면적에 대한 것이다.
그리고 계속해서 파괴해 가는 것.

우리는 지금껏 많은 숲을 파괴했을 것이고, 그 생태계에서 살아가던 생물들은 갈 곳을 잃었을 것이다.
하지만 그런 일은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다. 지금처럼 사방이 도시가 된 때에는 말이다.

이러한 재개발은 그러한 상황을 나에게 보여주는 듯하다.
이전에는 대상이 동물이었지만, 지금은 우리 스스로이다.

우리 스스로가 서로의 영역에서 갈 곳을 잃게 한다.
갈 곳을 잃는다는 것은 그곳에서 있었던 소속감, 외부 사회와 단절되어 있던 보호막이 함께 파괴되는 일이다.

아무튼 재개발을 하기로 하고 사람들이 빠져나간 곳은 참 황폐하다.
버려진 물건들도 참 많다.

각 집을 지키던 물건들은 한 번도 남의 집의 물건들을 마주한 적이 없었을 것이다.
지금은 서로를 마주하다 못해 쌓여 있지만 말이다.

— 2016.3.23 中 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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